[이춘규의 한일 농업 포커스] <2> 1~2인 가구 급증, 커트 과일·야채

입력 2015-10-01 13:47   수정 2015-10-02 07:09

<기고> 이춘규의 한일 농업 포커스

(2) 1~2인가구 급증, 커트과일·야채

과일이나 야채 등 농산물 유통판매가 1~2인 가구들이 대세가 되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2인 가구의 급증 등 가족 구성원의 소수화로 인해 커트(절삭) 야채·과일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3세대(世代), 4인 이상 가구 시절의 소비행태에 변화가 일어난다.

가구원수의 감소는 당분간 피할 수 없는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대형, 다량이었던 농산물 포장이 소량, 경량화 되어야 할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작고 소량인 간편 농산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농산물의 친환경소비, 적정량만 소비하는 가치소비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다 1~2인 가구가 급증했다. 1인 가구 비율은 지난해 한국이 26%대, 일본이 33%대로 크게 높아졌다. 도쿄만 놓고 보면 무려 45%가 1인 가족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인 가족까지 합하면 양국이 50% 안팎이다. 반면 4인가구, 다인가구 비중은 빠르게 줄고 있다.


일본에서는 배추나 양배추 등 야채나 수박, 사과 등 농산물 소비 단위가 작아지고 있다. 반이나 4분의1토막 낸 수박이나 반으로 자른 배추 등 커트과일이나 야채 판매가 늘고 있다. 도쿄에 살던 시절 가족이 장보기할 때 수박·배추를 통째로 사가는 고객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결혼 회피나, 독거노인, 이혼 증가 등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단신가구 비율이 높은 일본은 이미 10~20년 전부터 커트 야채나 과일 상품이 발달했다. 단신가구 비율이 45%가 넘는 일본 수도 도쿄는 커트수박·배추 등은 물론 소포장 종합농산물세트가 일반화되고 있다.

커트 농산물 다양화도 진행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단호박을 반이나 여러조각 내 판매한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을 커트판매하면 버리는 것이 없어지는 부수 효과도 있다. 커트해서 냉장보관, 출하시기를 조절해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파동도 피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커트야채는 영양소가 줄어들고, 약품을 첨가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이는 위기 국면도 있었지만, 실험을 통해 “오히려 영양소가 생긴다”며 극복해 인기를 회복했다. 지금은 커트야채·과일에 대한 거부감이 약화되면서 커트농산물이 대세를 탔다.

커트 농산물 대상도 확산되는 추세다. 멜론, 아스파라거스, 우엉, 토란 등까지 커트상품으로 팔린다. 단호박이나 버섯, 당근, 오이, 감자, 고구마, 무 등 커트야채를 모아 판매하는 ‘커트야채믹스’도 인기가 높아지면서 커트농산물 상품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중이다.

후쿠오카에서는 거봉포도를 한송이가 아니라 반으로, 알알을 분리해서 판매하는 농부도 등장해 먼 도쿄까지 판매되고 있다. 수박을 커트,수박임을 보여주기 위해 씨와 껍질까지 말려 팔기도 한다. 학교나 기업체, 호텔체인 식당 급식용 커트 농산물세트도 개발됐다.

커트시 선도 유지를 위한 기술도 개償像甄? 사과는 자르면 변색되는 게 보통이지만, 변색되지 않게 하는 특수기법이 개발되며 포장커트사과도 등장했다. 기법은 비밀이다. 푸석푸석해짐도 막은 뒤 포장해 지하철이나 사무실빌딩에서 파는 커트사과 자동판매기도 있다.

커트 야채나 과일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다.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 판매하는 1차산업에서 절삭이라는 ‘농가에 의한 농산물가공’ 단계, 즉 2차산업이 되며 일자리를 만들었다. 가공작업에 정규직은 물론 지역고령자를 시간제노동으로 활용, 고용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어서며 ‘1인가구 농산물 경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도 커트 야채나 과일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수박이나 배추 등 일부 품목에서 커트채소나 과일 판매가 시도되고 있다. 사과, 배 등 과일크기를 작게 개량하기도 한다.

가구 단위가 작아지고, 사회적 인식도 변하고 있다. 특히 지금은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값싼 외국산 과일과 야채류 등이 사시사철 밀물처럼 밀려들어오고 있다. 농산물 생산은 물론 유통·판매 경쟁까지 국경을 넘어 격화되는 시대다.

이런 시대 변화를 반영해 농업인과 정책 당국은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먹기도, 사기도 편한 소포장 농산물을 선호하는 시대 흐름을 활용해야 된다.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커트야채·과일 판매의 빠른 증가에서 적지않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이춘규 남서울대 초빙교수(경제학 박사)

최인한 한경닷컴 기자 janus@h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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